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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원스의 역사와 줄거리 감상평 (브로드웨이, 아일랜드, 음악극)

by 리겐 2025. 5. 8.

신시컴퍼니"원스"

뮤지컬 ‘원스(Once)’는 아일랜드의 거리 음악을 바탕으로 한 감성적인 러브스토리를 중심으로, 브로드웨이와 전 세계 무대를 사로잡은 특별한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단순한 뮤지컬 그 이상으로, 관객의 감정을 깊이 울리는 힘을 지닌 명작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브로드웨이까지 – 뮤지컬 원스의 역사

뮤지컬 ‘원스’는 2007년 아일랜드 출신의 존 카니(John Carney) 감독이 제작한 동명의 독립 영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Falling Slowly’라는 명곡과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으며,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후 2011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한 ‘원스’는 영화의 감성을 유지한 채 무대 예술로 그 깊이를 확장합니다. 2012년 브로드웨이 메인 무대에 오르며 토니상 8관왕,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올리비에상 등을 휩쓸며 명실상부한 명작으로 자리매김하였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영국 등에서도 공연되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원스’의 독특한 점은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동시에 악기 연주도 직접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배우와 음악, 이야기의 경계를 허물어 보다 몰입감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무대 장치는 최소한으로 유지되며, 배경보다는 인물의 감정에 집중하도록 설계된 점이 인상적입니다.

소박하지만 진한 사랑 이야기 – 뮤지컬 원스의 줄거리

뮤지컬 ‘원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거리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이름 없이 '그(Guy)'로 불리는 남자, 그리고 '그녀(Girl)'로 불리는 체코 출신의 여자입니다. 남자는 아버지와 함께 청소기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낮에는 수리공, 밤에는 거리에서 자작곡을 부르는 뮤지션으로 살아갑니다. 여자 역시 피아노를 사랑하는 이민자로, 가족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씩씩한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우연히 거리에서 만나 음악을 매개로 가까워지게 되고, 각자의 아픔과 현실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희망을 품게 됩니다. 'Falling Slowly', 'If You Want Me', 'When Your Mind's Made Up' 등의 아름다운 넘버들이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 흘러가며 관객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남자는 여전히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여자는 딸과 남편이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결국 이들은 함께 앨범을 녹음하며 서로의 삶에 잊지 못할 흔적을 남기고 각자의 길로 돌아갑니다. 이야기는 어쩌면 너무 현실적이고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 감동적입니다. 관객은 완전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 – 감상평 및 리뷰

뮤지컬 ‘원스’를 실제 관람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무대의 따뜻함입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배우들이 무대에서 자유롭게 악기를 연주하며 관객을 맞이하는 모습은 마치 거리 공연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줍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진 듯한 분위기에서 관객은 공연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실시간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입니다. ‘Falling Slowly’가 울려 퍼질 때는 많은 관객들이 눈시울을 붉힙니다. 특히 마지막'그'가 남기고 간 선물은 잔잔하면서도 큰 여운을 남깁니다. 연극적 장치보다는 사람과 음악에 집중한 연출이 돋보였고, 군더더기 없이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대사와 가사 또한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기존 뮤지컬의 화려한 무대, 조명, 군무를 기대했다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으나, ‘원스’의 매력은 바로 그 절제에 있습니다. 잔잔한 파동처럼 스며드는 감정의 깊이가 이 작품의 진정한 힘입니다. 사랑이 반드시 소유를 의미하지 않음을, 음악이 사람을 얼마나 치유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뮤지컬 ‘원스’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인생의 한 단면을 음악이라는 매체로 표현해낸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감정이 더욱 깊게 다가올 것입니다.

뮤지컬 ‘원스’는 화려함 대신 진심을 선택한 작품입니다. 인물들의 삶과 감정이 음악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은 다른 뮤지컬에서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삶의 복잡한 감정선, 완전하지 않은 관계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이 작품은 한 번쯤 꼭 관람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무대 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오래도록 관객의 마음 속에 남습니다. 그 순간, 그 감정, 그리고 그 노래가 평생을 울릴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원스’의 진짜 힘입니다.